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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잊힐 권리 가이드라인' 기대 크다 (디지털타임스)
담당자    
등록일 2016-07-07 조회수 1142

[디지털타임스, 2016년 7월 7일(목) 오피니언 022면]

  

 

 

 

'잊힐 권리 가이드라인' 기대 크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초(超)연결사회가 현실로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삭제하다(delete)'와 '지우다(erase)'란 단어들이 은유에 지나지 않음을 이해하기 시작하는데 한 세대가 걸렸다. "인터넷은 절대 잊지 않는다"는 MIT 셰리 터클(Sherry Turkle) 교수의 경고가 새삼 무겁게 느껴진다.

 

클라우드 컴퓨팅,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IoT 서비스, 위치정보, 핀테크 활용 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미래에는 자발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노출된 개인정보는 공유되어버리는, 소위 '제로 프라이버시 사회'의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유럽사법재판소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2014년 5월 '잊힐 권리' 관련 판결을 내린데 비해서 우리의 대응은 2년 정도 지체됐지만, 다행스럽게 2016년 6월부터 이른바 한국판 '잊힐 권리'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잊힐 권리'의 기원은 '현재 삶에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과거의 사건에 대해 침묵할 권리'로 1970년대 프랑스(Droit a l'oubli)와 이탈리아(Dirritto al obli)에서 출발했다.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 '망각의 권리(right to oblivion)', '삭제의 권리(right to be deleted)'라는 표현으로 혼용되어 오다, 최근에는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들었을 법한 이 생경한 용어가 우리에게 익숙하고 당연한 권리처럼 여겨지게 된 것은 불과 2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스페인의 곤잘레스라는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지우기 위해 글로벌 검색서비스 기업인 구글과 4년에 걸친 힘겨운 투쟁을 시작했고, 유럽사법재판소가 검색결과 삭제 판결을 내린 이후 세계적으로 이슈화됐다.

 

개인의 투쟁에서, 국가로, 그리고 세계로, 이후 '잊힐 권리'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상에서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고, 그 첫 번째 결실이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이다. 오프라인 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파급력을 가진 온라인상에 무심코 혹은, 어린 치기로 남긴 사진과 글이 자신과 가족에게 치명적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국내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사업자들도 가이드라인 수용 의사를 밝히거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의 권리 보호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판 잊힐 권리 보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정식 명칭은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잊힐 권리'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자기게시물 접근배제 요청권'이라는 어려운 이름을 붙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잊힐 권리'만큼이나 중요한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라는 또 다른 가치도 지켜야하기에 자신이 올린 자기 게시물에 국한해 권리 요청(접근배제) 범위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범위 제한에 일각에서 '반쪽짜리 가이드라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미 현행법상 제3자로부터의 불법적인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언론기사에 의한 분쟁, 개인정보 침해, 저작권 침해 등으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열려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산고 끝에 태어난 '한국판 잊힐 권리 가이드라인'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정보 주체의 권익을 보호, 구제하면서 인간적 삶을 구현해내는 새로운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책임 있는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보편타당한 어떠한 권리도 대가 없이 주어진 것은 없다. 지금 당연한 권리는 처음부터 당연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거대 기업과, 때로는 언론과, 또 때로는 세상 다수의 편견과 싸워 이뤄낸 것들이다. 다가올 30년의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 무릇, 다양한 비판과 견해를 수용해 가치와 위험을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필요한 법제도와 인식의 조화와 균형을 찾는 노력을 멈출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안전하고 행복한 미래는 'ICT라는 기술'이 아니라, 이를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우리의 책임'에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607070210225181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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