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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지털 주홍글씨 [전자신문]
담당자 홍보팀  남연수  이메일
등록일 2010-12-09 조회수 8477
소설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의 여주인공 헤스터는 부정한 일을 저지른 사람이라는 낙인으로, 가슴에 주홍색 글자가 수놓인 옷을 입고 살아가게 된다. 1850년 미국 청교도들의 엄격한 윤리의식과 인간의 위선을 빗댄 작품이다.

160년이 지난 오늘날, 개방과 공유, 참여를 모토로 하는 우리의 현대사회는 너무도 쉽게 디지털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국인은,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불친절한 서비스로 대하는 웨이트리스에게 가벼운 충고를 전했다. 며칠 뒤, 친구로부터 유명 인터넷 게시판을 확인해보라는 메시지를 받은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올라있었던 것이다.

“이 남자를 조심하세요. 당신이 불친절하다고 팁을 놓지 않고 가는 유형입니다. 험악한 말도 서슴지 않으며, 사장에게 당신을 해고시키라 하겠다며 협박할 수도 했습니다.” 그 웨이트리스는 자신을 마치 억울한 일을 당한 사회적 약자처럼, 상대는 악독한 권력자처럼 묘사했다. 네티즌들로부터 동정을 얻고, 상대에게 망신을 주기위해 교묘하게 사건을 왜곡시킨 것이다.

남자는 불쾌했음에도 불구하고 팁을 주고 나왔고, 험한 말을 한 적도 없었다. 단지 타일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순식간에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파렴치한 한국인“으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히 퍼졌고, 그의 지인들도 그 내용을 모두 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루머는 진실을 확인할 새도 없이, 확인 과정도 생략된 채,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치열한 논쟁 끝에 설사 오해가 밝혀져도, 기존 루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결국 피해자는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trauma, 충격)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게다가 한번 인터넷에 올라간 내용은 쉽게 삭제되지 않으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저장소에 한번 저장되면, 평생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네티즌의 문화 역량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은 더 이상 우리의 현실세계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공간이다. 현실세계에서 우리가 무고한 누군가에게 억지로 주홍글씨를 달고 다니게 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인터넷 세상에서 정보의 전파 속도는 오프라인에서의 그것과 비교할 수 조차 없다. 인터넷에서 윤리나 도덕을 심도있게 논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바로잡고 아름다운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 일컬어질 수 있었던 것은, 옳고 그름을 가리고 윤리와 예의를 중시하던 우리 선조들의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회초리를 든 부모님과 호랑이 훈장 선생님, 지나는 동네 어르신까지 모두가 관심과 사랑으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는 결코 법․제도 등의 강압적인 요소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인터넷 상에서의 행동들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을 심어주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인터넷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학교에서는 인터넷 윤리와 예절에 대해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기업, 기관은 올바른 인터넷 문화 조성의 중요성에 대한 각계각층의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디지털 주홍글씨의 가해자가 되는 순간, 동시에 그로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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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문의 : 홍보실 이애진 전화 061-820-1026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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