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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긍지’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흐른다(국방일보)
담당자    
등록일 2016-04-11 조회수 3053

[국방일보, 2016년 4월 11일(월) 오피니언 017면]

 
 

 

‘긍지’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흐른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전부 다…꼭…내가 데려다줄 거야!” 지난해 여름, 직원 가족들과 함께 본 영화 ‘연평해전’에서, 전우를 지키기 위해 조타기에 자신의 손목을 묶던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는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다.

 

당시 ‘연평해전’이 가족들과 보기에 다소 무겁지 않았나 싶기도 했지만, 한 가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영화가 잊힌 사건을 꺼내는 것에 머물지 않고 참수리-357정 안에서 ‘인간으로서, 군인으로서, 자식으로서 그들이 기억돼야 할 가치를 목숨 바쳐 수행했음’을 아이들에게 일러주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사건은 머릿속에 기억되지만, 인물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각인된다. 사건의 사실을 기록하고 해석을 남기는 것만큼, 그 일을 만들거나 책임질 인물에 대해 기록하고 평가를 남기는 일은 중요하다. 사건의 해석은 이해와 입장이 달라질 때마다 바뀔 여지가 있으나 행적과 언행, 동시대의 평가기록이 남아있는 인물의 경우 부분적 부침은 있어도 반전(反轉)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물리적 충돌로 드러나진 않지만, 대중교통시설, 금융 전산망, 외교·안보 및 군(軍) 관련 정보 탈취, GPS 교란까지 국민 안전과 편의와 직결된 기반 분야를 목표로 삼은 북의 사이버 도발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끊임없는 사이버 도발 소식에 국민은 불안해하지만 누가 책임지고 대응하고 해결해 주는지는 잘 모른다. 물론, 정부 내 사이버보안을 담당하는 기관들에는 영화처럼 날아오는 총알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철벽 사이버 안보를 위해 애쓰는 수많은 이들이 존재한다. 다만 그들이 수고를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일의 특수성’도 있겠지만, 그에 부합하는 존경과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적 기류 탓도 크다.

 

사업자와 이용자의 책임보안과 국가 기반 분야 및 취약점 관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버무려져야 사이버 안보의 초석이 놓인다. 그런데도 국가가 모든 것을 다해줄 것처럼 하다 보니, 공수(攻守)가 역지사지고 승패(勝敗)가 병가지상사인 사이버전의 특수성은 외면하기 일쑤다. 여기에 단판으로 승패를 따지다 보니 사이버 공격 직후 ‘빠른 복원(Rapid Resilience)’ 역량에 전력을 쏟기보다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에 더 신경 쓰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의인과 위인이 많은 나라가 잘못될 가능성은, 비난이 두려워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들만 있는 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성패(成敗)가 국가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지금, 국가와 사회를 위해 책임을 다한 이들을 다음 세대가 보고 자라난다는 것을 안다면, 역사 앞에 더 책임성 있게 행동하고 사회적 반향을 고려한 신중한 실천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모든 주체가 구태를 버리는 혁신을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젊은이들이 그걸 보면서 자긍심과 책임감을 되찾도록 해주어야 한다.

 

‘긍지’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흘러 ‘희망’이 된다.

 

* 원문보기

:http://kookbang.dema.mil.kr/kookbangWeb/view.do?ntt_writ_date=20160411&bbs_id=BBSMSTR_000000001128&parent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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