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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쿼터 센추리'를 내다보는 ICT 진흥 (한국경제)
담당자 홍보실    이메일
등록일 2015-01-19 조회수 4571

[한국경제, 2015년 1월 17일(토) 31면 게재]


'쿼터 센추리'를 내다보는 ICT 진흥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전 세계 국가들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기회와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도 국가 ICT 산업발전을 통한 경제성장 도모와 미래 성장동력 창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다각적인 지원책을 펼쳐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급격한 기술과 자본의 변화로 한국 기업들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위기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위기대응 능력 부족, 좁은 내수시장, 자본력의 한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의 ICT 산업진흥정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생육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ICT 산업이 보다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몇 가지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경제와 사회 발전의 백년지대계가 될 실효성 있는 ICT 정책의 생산과 이행을 위해서는 ICT를 통한 산업진흥과 개인의 정보 등 인권보호 관점 간의 균형을 찾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 반세기 산업화와 민주화를 갈등적 관계로 경험한 한국은 서구 선진국들과 달리 미래 인터넷사회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인터넷 산업을 통한 경제성장과 개인의 기본권리 보호에 대한 상충하는 이해의 조율이 정책의 일관된 추진 여부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딪침 현상은 빅 데이터 활용이나 ‘좀비PC’ 차단 등 다양한 이슈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로 나가는 두 축 간에 균형점을 찾는 국가적 혜안과 노력이 시급하다.

 

이와 함께 중장기 ICT 정책의 도입과 실행이 가능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국가 경쟁력을 높여 시대변화를 앞서 나가고자 하는 정책일수록 장기적 안목을 기반으로 한, 서두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중장기 정책을 담당할 공무원이 그 보직에 1~2년 남짓 머물다 자리를 옮기는 순환근무 체제로는 보다 근본적 해법을 찾고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적어도 향후 30년 정도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될 ICT 정책의 생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책 집행과 관리의 연속성을 보장해주는 시스템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공무원의 근무평정을 개인의 정량적 성과목표에 더해 해당 국, 과가 중장기 정책과제의 집행연속성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합산하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공공정책에 대한 감사 역시 세상의 진화에 맞춘 새로운 역할과 기준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감사는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절차의 적법성 등을 통해 기관과 담당자를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ICT 분야의 특징인 융·복합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예산의 투입기간도 상대적으로 길며 복합적인 현실에서는 단일 기관의 역할과 성과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이에 대한 감사는 단일 기관이나 단일 정책에 대해 ‘홀로 요모조모 살펴 잘 썼다’가 아니라 ‘유관 동종정책 간 시너지를 높이는 협업과 역할분담이 효율적으로 이뤄졌는가’, ‘연차별 계획에 따라 충실하게 정책이 집행됐는가’와 같이 입체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답을 ICT 분야에서 찾고자 하는 국민적 기대가 크다. 이 같은 염원을 담아 ICT를 통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창출에 각자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쿼터(분기)’가 아니라 ‘쿼터 센추리(25년)’를 내다보는 ICT 진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생각과 시스템을 바꿀 때 비로소 글로벌 운영체제(OS)나 플랫폼 등 미래 인터넷산업을 향한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 원문보기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1167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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